네이버 '각(閣)', 이러려면 춘천에 왜 왔나..

네이버 '각(閣)', 이러려면 춘천에 왜 왔나..

세금 면제 등 각종 특혜는 다 받고, 지역 상생은 외면

네이버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각(閣)’.2013년 강원 춘천 구봉산에 건립

NHN 연구소에 4~500명 정도의 연구인원 온다더니 NHN 소프트공학 연구소로 돌연 변경..10여명 정도의 연구원에 나머지는 거대 데이터센터가 차지해

주변 땅값 53배 대폭 상승...부동산 이익 엄청나지만 기업 아닌 연구소로 등록돼 춘천시가 세금도 못 걷어

이전 기업에 대한 지자체 관리감독 강화, 지역과 상생하지 않을 경우 강제조치 할 수 있는 안전장치 시급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최원순PD 13:30~14:00)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홍수경 작가
■ 대담 :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

국내 최대 인터넷 전문기업 네이버.지난 2004년 네이버가 연구소의 춘천 이전을 약속하며 지역에 큰 기대감을 안겨줬지만,실제로는 춘천 구봉산 인근에 넓은 대지만을 차지한 채 지역 상생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 연결합니다.

◇박윤경>소장님, 안녕하세요?

◆나철성>네, 안녕하십니까.

◇박윤경>먼저 춘천 구봉산 일대에 위치한 네이버 산업단지. 이게 어떤 기업인지, 정확히 어떤 시설인지부터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나철성>2004년 9월에 강원도와 춘천시가 네이버 본사와 함께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춘천시 만천리 구봉산에 11만㎢, 축구장 12배 정도의 큰 규모로 NHN 연구시설을 이전하겠다는 협약이었고요.

2011년에는 도시첨단산업단지로까지 승인을 받았습니다. 2014년 준공돼 운영 중인데요. 3개동 정도가 데이터센터로 사용되고 있고 2개동은 연구동과 연수원, 복지시설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박윤경>지난 2004년 네이버가 이전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춘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상당했잖아요?어떤 기대효과를 예상했었죠?

◆나철성>저도 당시 기억이 선명한데요. 지금도 그렇지만 네이버라고 하면 우리나라 굴지의 IT 검색기업 아닙니까. 이런 기업의 핵심부서가 춘천에 이전하고 이를 통해 소외됐던 춘천이 최첨단 도시로 발돋움한다. 일각에선 본사까지 이전한다는 얘기가 있었거든요. 제2의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춘천이 도약한다면서 기대감을 높였죠.
강원 춘천 구봉산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타센터 '각'(데이타센터 '각' 홈페이지 캡쳐)

 


◇박윤경>춘천시와 강원도에서도 이 기업에 상당한 혜택을 줬죠?

◆나철성>파격적이라 할 수 있죠. 춘천시의 경우 취득세, 지방세 포함 72억 정도를 감면해줬고요. 또 5년간 법인세를 감면해주기도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강원도의 경우 부지매입비 45억 가량의 50% 정도를 도비로 지원하도록 했고, 도유지 2천평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했고요.

뿐만 아니라 시설투자비, 고용촉진비, 고용훈련보조금. 춘천시에서는 가스, 상하수도, 전기시설을 거의 무료로 제공했거든요. 특혜도 앞으로 이런 특혜가 나올까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특혜를 줬죠.

◇박윤경>그러나 이 기업이 지역과의 상생을 외면했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먼저 당초 이전하려던 연구소가 아닌 변경된 연구소로 규모를 줄였죠?

◆나철성>이게 핵심인데요. 협약서에 보면 NHN 연구소에 4~500명 정도의 연구인원이 오고, 이에 따른 경제적 창출효과와 연관된 IT 클러스터를 형성할 것이라 해서 첨단산업단지로 고민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이게 달라지더니 현재 NHN 연구소가 아니라 NHN 소프트공학 연구소라고 해서 한 10명 정도밖에 연구원이 오지 않았고요. 나머지는 거대 데이터센터, 그러니까 데이터를 저장하는 기기만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고용창출 효과도 전혀 없고, IT 관련된 산업을 전혀 발전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는 거죠.

◇박윤경>지역으로 들어온 이후에 지역과의 협업도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죠?

◆나철성>네이버 각이 들어온 후 우리에게 변화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면 답답한 부분인데요. 심지어 얼마 전 춘천시의회에서 구봉산 일대가 관광명소기 때문에 카페거리로 만들자는 제안을 했는데 이를 거부하는 일이 발생하면서 춘천시민의 자존심에도 상처를 주고 있죠.

◇박윤경>결국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엄청난 이익을 얻고 주변 땅값만 올렸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어요?

◆나철성>2004년 이후 14년이 지난 지금, 인근 땅값이 53배가 폭등했거든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상승했는데요. 알짜배기 수익은 전부다 가져가고 춘천시에서는 지금 세금도 제대로 걷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업이 아니라 하나의 연구소로 등록돼 있기 때문에. 모든 특혜는 전부 다 주고 금싸라기 같은 땅, 춘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구봉산 명소에 들인 이유가 뭐냐는 얘기가 들리는 거죠.

◇박윤경>이러한 지적에 대해서 네이버 측이나 춘천시에서는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요?

◆나철성>기본적으로 네이버 측은 묵묵부답입니다. 사기업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계획에 따라 진행했을 뿐이라는 입장만 전해지고 있고요. 춘천시는 이를 방치해 온 게 사실이죠.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사진=나철성 소장 제공)

 


각종 특혜를 줬지만, 기업 이전 이후 약속을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어떻게 강제를 할 것인지 실제적 조치가 마련돼 있지 않아 답답한 부분이고요. 하루빨리 지역과의 상생의 답안이 나왔으면 합니다.

◇박윤경>막대한 특혜를 받은 채 지역 상생을 외면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요?

◆나철성>이런 기업이 춘천시와 강원도에만 있는 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이른바 먹튀 기업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거든요. 충남의 경우 투자촉진 관련 조례를 제정했는데요.

실제적으로 기업을 투자하기로 한 후 전혀 하지 않거나 보조금만 받고 먹튀하는 기업들을 제재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내용을 보면 반드시 기업은 투자이행서를 제출하도록 돼 있고요.

관련 지자체는 이를 관리·감독하고 지켜지지 않았을 경우 보조금을 환수하거나 중단하거나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놨거든요. 강원도와 춘천시도 기업만 유치할 게 아니라 이런 장치들을 하루 빨리 마련해서 알차고 내실있는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박윤경>말씀처럼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기업 유치에 있어서도 명확한 유치 기준과 지역 상생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나철성>네, 감사합니다.

◇박윤경>지금까지 강원평화경제연구소 나철성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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