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개혁 현실화, "접경지역 학교는 물론 마을 전체가 사라질지도..."

국방개혁 현실화, "접경지역 학교는 물론 마을 전체가 사라질지도..."

강원도 화천군 사내면 시내 일대에 '27사단 해체 반대'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진유정기자)

 

육군 병력을 감축하겠다는 국방부의 발표가 현실화되자 강원지역 상인 등 주민 불안감 확산은 물론 접경지역 유치원과 학교 등 교육기관 축소도 우려되고 있다.

국방부는 2024년까지 육군 상비병력을 50만명으로 줄이고 2개 군단, 4개 사단을 해체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동해안 8군단, 양구 2사단, 화천 27사단, 삼척 23사단이 해체되는 등 앞으로 5년간 8만명에 달하는 육군 병력이 감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체되는 부대가 강원도내에 집중되면서 지역 상권은 물론 주민들과 학교 등이 병력 감축의 직격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방부 '국방인력구조 설계안'에 따르면 올 연말 기준 병사 38만1000명·간부(장교·부사관) 19만8000명인 병력이 2024년 말에는 병사 29만8000명·간부 20만2000명으로 전환된다. 병사가 8만3,000명 감소하는 반면 간부는 4000명 증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사단이 있는 강원 화천군 사내면 사창리 지역의 경우는 5년 전부터 편의점과 커피숍, 음식점 등 프렌차이즈 업체가 수십개 입점했고 가정집을 리모델링 해 3~4팀만 받을 수 있는 소규모 펜션 등 숙박업소도 늘어났지만 국방중기계획에 따라 모두 문을 닫을 지경이다.

이미 지난해 위수지역이 폐지되면서 임대를 내놓거나 지역을 떠나려는 사람들도 생겼다.

30년전 고향인 경기도에서 사창리로 이사를 와 모텔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80년 대부터 지난 설 까지만해도 건물을 증축할 만큼 잘 됐다. 손님에게 안방까지 내줬다"며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던지, 몇년도 아니고 몇달 사이에 이런 지경이 됐으니 마을이 곧 사라질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학교가 많은 접경지역 학부모들의 근심도 커졌다.

화천에서 7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B씨는 "군인인 남편 발령이 어디로 날지 모르는 상황이고 이 지역의 학교도 문을 닫을 형편에 놓인다면 아예 춘천 등 시내로 초등학교 입학을 시켜야 될 것 같다"며 "요즘 군인가족 분위기도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강원도교육청은 국방부의 '2020∼2024 국방중기계획'이 발표됨에 따라 접경지역의 병력 감축에 따른 학생수가 감소될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원경제연합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통해 "화천, 양구 등 강원도 접경지역 주민들이 생존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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