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대입 수시전형, 고교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하는 바 커”

[신년인터뷰]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대입 수시전형, 고교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하는 바 커”

"정부의 정시전형 확대, 조급했고 유감이라 생각”
“민주시민 육성하는 미래교실 만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 목표”
“학력 저하 논란 있지만, 도내 학생 수시전형 비율 높아 결과 좋은 편”
“임기 내 초·중·고 12년 보낸 학생도 있어 책임감과 두려움 느껴”..“남은 임기 최선 다 할 것”

■ 방송 : 강원CBS<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13:30~14:00)
■ 제작 : 강민주 PD
■ 진행 : 박윤경 ANN
■ 정리 : 강원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김민희
■ 대담 :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박윤경> <시사포커스 박윤경입니다="">에서는 신년인터뷰 특집 시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올 한 해 구상하고 있는 주요 교육계 정책과 현안을 짚어보기 위해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을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민병희> 네, 안녕하세요?

(다음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의 신년인터뷰 일부를 정리한 것입니다.
인터뷰 전체는 강원CBS 홈페이지에서 다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박윤경> 지난해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비판여론이 일면서 대대적으로 대입제도가 정시 위주로 강화됐습니다. 당장 올해 고등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이 되면 아무래도 혼란이 야기될 수밖에 없을 거 같은데요. 이 부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민병희> 수시전형은 학교에서 교사가 평가한 것이 입시에 활용된다는 점 자체가 고교교육 정상화에 이바지하는 바가 큽니다. 수시전형이 ‘부모찬스’나 ‘교사의 영향’으로 인한 문제가 존재했지만, 그동안 이런 것들은 개선해 왔습니다. 많은 분께서 객관화된 시험이 공정하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여러 연구로 미루어볼 때 수능이 오히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수능이 초·중등교육이 제대로 가는 길을 막고 있고 정시확대는 자율형사립고등학교, 특수목적고등학교의 폐지나 고교 학점과도 맞지 않는 정치 얘기입니다. 정부가 교육의 본질보다 현재의 여론만 생각해서 조급하게 벌인 일이기에 아주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강원도 교육청은 입시를 준비하는 우리 학생들이 변화된 제도 아래에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면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지원할 예정입니다.

◇박윤경> 그렇다면 교육감님이 보시기에 궁극적으로 대입의 방향은 어떻게 바뀌어 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민병희> 얼마 전 시·도 교육감 협의에서 대입 개선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내용을 간단히 정리하자면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자’, ‘전형을 단순화하자’, ‘수능과 내신 절대평가 전환 하자’입니다. 중요한 것은 경쟁을 조장해 시험 성적으로 줄 세우는 그런 교육에서 벗어나자는 것입니다. 진정한 경쟁력은 오지선다형 문제 하나 더 맞추는 것이 아닌 비판적 사고력, 분석력, 협력적 문제 해결능력을 키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재미있는 예로 독일 같은 경우, 오지선다형 시험이 딱 하나밖에 없는 데요.

◇박윤경> 하나요?

◆민병희> 네, 딱 하나인데 그 시험이 뭔지 아시나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강원도교육청에서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강원도교육청)

 



◇박윤경> 무슨 시험인가요?

◆민병희> 바로 운전면허시험입니다. 운전면허시험은 어떤 창의력이나 논술사고력을 물어보지 않습니다. 자기 마음대로 생각하게 되면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인데요. 저는 이를 통해 교육의 진정한 방향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강원도 교육청은 그동안 진행해오던 교육과정, 수업, 평가, 기록 일체화를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사들이 학생과 밀착하여 관찰하고 기록하도록 연수를 강화하고 있으며 학교에서 교육 활동의 성과가 진학으로 이어지게끔 노력하려고 합니다. 정시모집에도 체계적으로 대비하고 있기에 학부모님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강원진학지원센터를 통해 학생들에게 정확한 진학 정보를 제공하려고 합니다. 수능이 필요한 학생에게는 EBS 수강이라든지, 교내 방과 후 수업 등 교육활동과 자기 주도적 학습실을 제공해서 효과적으로 수능에 대비하려고 합니다. 더하여 보충수업이나 강제 야간자율학습처럼 옳지 못했던 교육방식인 옛날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을 약속합니다.

◇박윤경> 지금 많은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럼 올해 특별히 역점을 두어 추진할 시책 사업들은 뭐가 있을까요?

◆민병희> 우선 민주시민을 육성하는 미래교실을 만들어가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또한, 특성화고 혁신에 힘을 쏟으려고 하고, 공동실습소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물론 고교학점제와 연계한 교육과정을 도입해서 시대의 흐름에 앞장서 갈 예정입니다. 더하여 교직원 연수회에서 가르침과의 연계를 통해 실증적인 배움과 연결이 되게 연수내용과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꾸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작은 학교 살리기 사업에도 힘을 실을 예정입니다. 작은 학교 희망 만들기 통합 지원팀을 구성해서 작은 학교 정책을 새롭고 밀도 있게 세우는 것 등이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들입니다.

◇박윤경> 그렇군요. 기대해 보겠습니다. 민감한 질문일 수 있지만 강원도 학생들의 학력 저하 비판은 꾸준히 논란이 되고 있는 데요. 이 부분은 왜 그런 걸까요?

◆민병희> 수능 성적과 관련해서 학력 저하 논란이 있지만, 수능은 모든 입시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 아닙니다. 앞으로 정시의 비율이 확대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입시의 대세는 수시모집입니다. 수시모집 중에는 수능이 전혀 필요 없는 전형도 많습니다. 그러나 수험생 대부분 수능을 응시합니다. 아시다시피 수능 성적은 경제적 여건이나 사교육 정도의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평균을 가지고 학력 저하를 얘기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학력은 객관화된 시험에서 1점 더 맞는 것이 아니라 사고력과 분석력,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우리 강원도 학생들은 대략 90% 넘게 수시로 대학을 진학합니다. 며칠 전 발표된 작년 수능 결과에서는 하위였지만 대학 진학 결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실제 전국 평균보다 강원도가 수시로 대학을 진학하는 학생이 무려 14% 높은데요. 그 아이들 중에는 조금 전 말씀 드린 것처럼 수능이 필요 없는 학생들이 있고, 몇 개의 과목만 필요한 학생도 있습니다. 그래서 수능을 보는 자세가 다르고 성적이 좋게 나올 수가 없는 거죠. 사실 대학에 진학하거나 자기 진로를 찾아가는 것을 따져보면 훨씬 우리가 좋은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미 없는 평균에 집착할 것인지, 학생들의 미래를 볼 것인지 묻는다면 답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 지난해 수능 당일, 시험 현장을 방문해서 수험생을 격려하고 있다(사진=강원도교육청)

 



◇박윤경>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이런 생각도 하실 거 같아요. 오히려 수시전형으로 아이 대학 보내는 사교육 비용이 정시전형보다 더 많이 든다고요.

◆민병희> 하지만 실제 대학에서는 수시로 학생을 뽑기를 원합니다. 왜냐하면, 정시로 뽑은 아이들과 수시로 뽑은 아이들을 비교해보면 처음에는 수시로 들어온 학생의 성적이 낮았지만 졸업할 때쯤 되면 성취 수준이 훨씬 높아진다는 겁니다. 그리고 창의력과 협동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도 더 뛰어나다는 것이죠.

◇박윤경> 그렇군요. 자, 오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어느덧 마칠 시간이 됐는데요. 특별히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 있으시면 하셔도 됩니다.

◆민병희> 교육의 본질은 인간성 실현입니다. 아이를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면 저절로 공부가 됩니다. 그래서 공부도 잘할 수 있고 행복할 수 있는 거죠. 그런데 공부만 잘하게 하려다 보면 아이는 행복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공부도 못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꿈을 찾아서 사회화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참고, 기다리는 연습을 하셨으면 합니다.

◇박윤경> 네. 그러면 오늘 인터뷰 여기서 마치기 전에 마지막으로 청취하고 계신 도민 여러분에게 한 말씀 부탁합니다.

◆민병희> 도민 여러분, 그동안 올바른 교육과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열심히 해왔지만 미진한 바도 많습니다. 아마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한 학생이 제가 임기를 마칠 때가 되면 대학을 진학하거나 혹은 취업을 하게 될 텐데 초등학교 6년과 중·고등학교 6년, 총 12년을 저와 함께 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제가 ‘과연 그 아이들을 위해서 잘 했을까’라는 두려움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윤경> 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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