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담장허물기 사업 '담장없는 주택·카페 조경사업' 전락

춘천 담장허물기 사업 '담장없는 주택·카페 조경사업' 전락

담장 없는 개인 신축 주택 및 카페에 1인당 평균 900만원이상 지원
'담장 허물어 녹지공간 조성' 사업 취지 왜곡
춘천시 "자격 기준대로 지원해 문제 없어"

춘천시청.

 

이재수 춘천시장의 핵심사업 중 하나인 '담장허물기 사업' 일부가 개인 신축주택 또는 카페 조경사업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춘천시에 따르면 지난해 담장을 허물어 이웃과 소통하고 도심 열섬현상을 줄이는 담장허물기 사업을 통해 단독주택이나 소규모 공동 주택 및 근린생활시설을 대상으로 총 32명에게 3억원 가량을 지원했다.

지원 내용은 담을 허물고 주목, 사철나무, 에메랄드그린, 소나무 등 교목, 관목, 초화류를 심는 것이며 지원 금액은 담장 철거비, 폐기물 처리비, 나무 등 식재 값, 조경 인건비, 3년간 관리비 등 1인당 평균 900만원 이상이다.

하지만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이 가운데 일부는 담장이 없는 신축주택이나 개인 영업시설인 카페에 사업비가 지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32명이 이번 사업에 참여한 가운데 6명이 담장이 없는 일반 주택이었다. 1명당 많게는 400주 이상이 식재됐으며 1천만원 이상의 예산이 지원됐다. 주목, 영산홍, 소나무 등 교목과 관목은 물론 살구나무, 매실나무, 블루베리, 대추나무 등의 과실수가 포함됐다.

춘천시의 시공 사진자료를 살펴보면 완공된지 얼마 안된 주택 등이 대상에 포함돼 '담장 허물기' 사업의 실효성은 물론 특혜 의혹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구옥을 개조해 카페로 운영 중인 곳에도 수백만원씩 조경 비용이 지원되는 사례도 있었다. 춘천 교동과 사농동 2곳의 카페에 춘천시는 각각 200여 그루의 나무 식재를 지원했다.

실제 입구가 하나인 구옥을 개조해 카페와 살림집이 갖춰진 한 곳은 시설 주변에 사철나무 225주, 고산향나무 8주가 심어져 있었다. 또 다른 카페는 3층 규모의 구옥으로 춘천시가 720만원의 예산을 들여 나무와 초화류 등을 식재했다.

이런 사례들로 인해 담장 허물기사업이 당초 사업 목적에서 벗어나 특정인들을 위한 조경 지원사업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을 자초하고 있다.

김보건 춘천시의원은 "담을 허물지 않고 지원되는 곳은 대부분 신축 단독주택이었고 개인 사업장이었다. 담을 허무는 사업이 목적이라면 맞지 않는 기준을 없애는 것이 맞다"며 "개인 주택에 천만원짜리 조경을 아무 이유 없이 해주는 것은 특혜이며 조사대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담장을 허물고 나무를 심으려는 지원자가 적어 2차 대상자였던 근린생활지역 대상자에게 지원을 했다. 공교롭게도 신축 건축물도 있었고 개인 사업장도 있었다. 올해부터는 지원대상 선정 과정에서 항목을 만들어 객관적으로 점수화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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