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수련병원 '전공의 10명 중 9명 이탈' 의료공백 위기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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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수련병원 '전공의 10명 중 9명 이탈' 의료공백 위기 고조

핵심요약

도내 9개 수련병원 전공의 92.3% 사직서 제출
응급수술 20~30%, 내원 환자 15% 감소
강원대병원 예비 전공의 임용 전원 포기
강원도, 주요 병원들에 '환자 적극 수용' 요청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강원지역 수련병원 전공의 10명 중 9명이 사직서를 낸 가운데 전임의 계약 만료까지 더해지면서 의료공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27일 강원도에 따르면 도내 9개 수련병원 전공의 390명 중 92.3%(360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병원에 남은 전공의 10명 중 9명이 대거 이탈한 셈이다.

현재 응급수술은 20~30%, 내원 환자는 15% 정도 감소한 상황으로 강원도는 진료 공백 최소화를 위해 지난 8일부터 비상진료대책본부를 구성했다.

도내 유일 국립대병원인 강원대병원의 경우 의대 졸업 후 수련 과정에 들어가야 할 '예비 전공의' 28명이 전부 수련을 포기하면서 현장 의료 공백은 더욱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교수진 등 전문의와 의료 현장에서 진료에 나서고 있는 병원 내 전임의 4명이 이달 계약 기간 만료 등으로 병원을 떠나게 되면서 남은 의사들의 피로도는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대 어린이병원의 경우에도 다음 달 소아청소년과 교수 4명이 병원을 떠나게 되면서 병원도 신규 인원 채용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의료진)피로도가 많이 높아졌고 가중화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진료상 특이할 만한 큰 상황 악화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강원대병원 중환자실은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되고 있으나 응급실과 수술실의 경우 가동률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대비 3분의 2정도로 줄어들었다. 

레지던트와 인턴 등 전체 전공의 152명 중 100여 명이 사직서를 낸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은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대신해 현장을 메우는 20여 명의 연구 강사들과 전문의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마찬가지로 사정은 여의치 않다.

전문의들도 휴가를 반납하고 진료와 수술 현장에 뛰어들어 중증 응급환자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전임의 이탈까지 가속화될 경우 현장 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27일 도내 4곳의 대형병원장과 5곳의 의료원장들과의 의료 공백 대책 회의를 가졌다. 강원도 제공.김진태 강원도지사는 27일 도내 4곳의 대형병원장과 5곳의 의료원장들과의 의료 공백 대책 회의를 가졌다. 강원도 제공의료계와 정부의 '의대 증원 확대' 정책을 두고 강대강 대치가 심화되면서 강원도는 주요 대형 병원들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강원도는 이날 남우동 강원대병원장, 이재준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장, 어영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부원장, 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을 비롯한 도내 4개 대형병원장 및 도내 5개 의료원장들과 화상 회의를 가졌다.

도는 이날 회의에서 대형 병원들의 전원 환자 적극 수용과 외래 진료 차질 대비 협조를 요청했다. 의료원에는 경증 환자를 적극 수용하고 대형병원 외래진료 차질 시 즉각 연장 진료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의료계 건의사항 중 진료보조 간호사 활용에 대한 법적 보호대책 마련과 공공의 공공의료기관 파견 한시적 허용에 대해 적극 정부에 건의 중이며 강원경찰청과 협의해 응급실에 경찰력을 배치하는 등 비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의료비상 상황에 현장을 묵묵히 지키고 계신 의료진에게 감사하다"며 "도민의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 도내 대형병원과 의료원이 함께 협력해 도민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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