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진성> '평화도 교육해야 한다'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무엇을 하나 살펴보니, 남북 전쟁 유적지를 함께 걷고요, 시민들이 '평화'를 위해 해야할 일을 함께 고민해 보는 시간도 있습니다. 이 행사, 오는 6월에 있다고 하는데요. 또 그밖의 '평화 교육'을 학교에서 매 학기 진행하고도 있다는군요. 평화를 가르친다? 흥미로운 접근인데요. 관련해서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지석> 안녕하세요. 저는 철원 국경선평화학교 교장으로 일하는 정지석입니다. 여러분들 이렇게 만나게 돼서 반갑습니다.
◇ 최진성> 반갑습니다. 국경선평화학교, 사실 관심 있는 분들은 아시리라 생각되지만 죄송한 얘기입니다만 저는 처음 들었습니다. 하하. 국경선평화학교에 대한 소개 먼저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정지석> 국경선평화학교는 남북한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일하는 '피스 메이커(peace maker)'를 양성을 목적으로 세워진 학교입니다. 2013년 3월 1일날 철원에서 개교를 했으니까 지금 11년 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우선 주요한 학교의 설립 목표라고 그럴까요? 우리나라가 지금 분단되고 한국전쟁을 겪고 나서 71년 째 휴전 상황이기 때문에 전쟁의 위기도 많이 있고 대립도 많이 있고 그래서 이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헌신해서 일할 그런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육군사관학교, 공군사관학교 이런 학교들도 있습니다만, 나라를 평화롭게 만들기 위해서 일하는 그런 사람들, 성경에서 말하자면 마태복음 5장 9절에 나오는 '피스 메이커', 남북한 평화를 위한 피스 메이커를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1년 3학기 과정으로 공부하고 체험하고 또 그런 일을 실제로 실천하면서 공부하는 과정을 하고 있고요. 아주 정규로 공부하는 그런 코스라면은 남북의 분단 현장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가 평화롭게 하나 돼야 되겠구나' 하는 거를 이렇게 교육하는, 우리는 그것을 평화 DMZ 분단 현장에서 하는 '평화통일 교육'이라고 합니다. 청소년과 일반 시민들, 또 크리스찬 교회에서도 많이 옵니다.
이 프로그램을 1박 2일, 2박 3일 이렇게 단기 프로그램으로 해서 그동안 매년 한 5천 명 정도 분들이 와서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그랬죠.
강원CBS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교장 . 강민주PD◇ 최진성> 학생들의 연령대도 다양하겠네요?
◆ 정지석> 저희들이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20대에서부터 다양하게 있는데 최고령자는 2년 전에 83세 된 분인데 이웃 마을 연천에 귀농해서 살고 있는 분입니다. 더욱더 건강하게 살고 싶고 보람된 남은 인생을 살고 싶다는 의지로 오셔서 1년 동안 공부하고 활발하게 지금도 평화를 위해서 일하고 그렇게 살고 계십니다.
◇ 최진성> 설립한 지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그동안에 거쳐간 분들도 많이 계실 것 같다 생각이 들어요. 이곳 국경선평화학교를 거쳐간 분들, 또 활동 소식들도 들으실 것 같은데요?
◆ 정지석> 사실 제일 처음에 시작할 때에는 제가 3년 코스를 제안했습니다. 그런데 뭐 짐작하다시피 철원이라는 아주 제일 북쪽 추운 마을까지 와서 3년 머물면서, 또 '평화 통일'이라는 어떻게 보면 참 큰 문제고 그런 부분을 평생을 위해서 일한다? 이런 것이 참 엄두가 안 나는 일이었어요. 그래서 첫 해에 12명 학생이 왔고 3년을 완주한 학생은 2명 뿐이 없었습니다. 중간에 다시 나가기도 하고 해서요.
그래서 한 5년 전부터는 저희가 1년 프로그램으로 다시 바꾸고 정말 헌신적으로 이런 일에 하실 분들은 2년 코스로, 그러니까 일본 통치 시대 때 독립군 같은 심정으로 '내 남은 인생을 여기에 하겠다 '하는 분들은 더 우리 학교에서 같이 일하면서 하는 인턴십 프로그램으로 이렇게 프로그램이 바뀌었습니다. 지금 3년 과정 인턴십까지 다 한 사람들은 10명이 채 안 됩니다.
그러나 1년 과정을 한 사람은 지금 한 30명 정도가 되고, 전체 과정을 받은 친구들은 저희 학교에서도 몇 분은 이런 평화 교육가로 일하고 있죠. 전국에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오면 그들을 데리고 분단 현장과 전쟁의 현장 이런 곳을 다니면서 평화의 마음과 분단을 극복하는 마음 이런 교육을 합니다.
지금 해외 유학 하고 있는 친구도 있고요. 서울하고 다른 지역에서 평화 단체에서 일도 하고 있기도 하고요. 그렇게 다양하게 그렇게 피스 메이커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강원CBS <최진성의 위클리오늘>에 출연한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교장 . 강민주PD◇ 최진성> 청취자분들 중에서 또 눈치를 채셨을지는 모르겠지만 성경 이야기도 하시고 교장이시기도 하지만 또 목회자이십니다. 목회자로서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들이 참 많이 있는데 특별히 이 '평화'라고 하는 이 가치에 주목하고 또 관심을 가지신 이유가 있을까요?
◆ 정지석> 평화가 우리 성서의 핵심 메시지 중에 하나죠. 예수님께서도 평화를 굉장히 중요하게 말씀하시고 성서에도 사실 평화라는 말이 많이 나옵니다. 우리 크리스천들이 교회에서 말하는 평화는, 마음의 평화에서부터 이렇게 찾잖아요. 인간관계에서 평화로운, 화목한 관계 이런 걸 얘기하고요.
저는 국경선평화학교를 열면서 남북이 평화롭게 되는 것에 초점을 뒀습니다. 한국교회가 남북의 평화와 통일을 위해서 굉장히 기여를 많이 했잖아요. 제가 어릴 때 장로님이나 집사님이나 목사님의 대표 기도에서는 민족의 평화통일에 대한 기도가 빠지지 않았었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게 알게 모르게 저의 마음 속에 깊이 아마 있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예수님을 잘 믿는다는 거는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거고 평화롭게 사는 거구나' 이런 것이 저의 속에 있었고, 또 이런 일까지 하게 된 하나의 전환이 되는 계기는 제가 해외 유학을 갔는데 거기가 아일랜드였습니다.
북아일랜드라는 곳인데 유럽에서 굉장히 갈등이 많은 지역이었고 그곳에 가서 이 갈등이 상당히 치열하지만 그 속에서 평화를 위해서 일하는 교회와 목사님들이 많더라고요. 그 안에서 청소년을 데리고 시민들에게 교육하고 그런 일들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남북이 전쟁 후에 휴전 상황에서 저렇게 서로 적대하고 이렇게 있는데 '내가 남은 나의 삶을 바쳐야 될 일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게 이제 자연스럽게 평화 학교에서 평화 운동을 하는 그런 일이 됐습니다.
◇ 최진성> 그렇게 10년 이상이 훌쩍 지났습니다. 다음 달이네요. 6월에 또 준비하고 있는 중요한 행사가 있다고요? 이름이 보니까 '코리아 평화의 날' 이네요.
◆ 정지석> 이 코리아(Korea)라는 말을 쓰는 거는 저희들이 남쪽에서도 북쪽에서 통용되는 영어식 표현이지만, 국제사회에서도 우리를 얘기할 때 남한 북한 북조선 이런 얘기를 안 쓰고 코리아라는 말을 써서요.
금년에 6월 6일에 하는데요. 6월 6일이 현충일입니다. 그런데 현충일은 전쟁으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그런 날이잖아요. 희생자들을 돌아보고 다시는 그런 전쟁이 없어야 되는 그런 평화의 날을 바라는 것이 진정한 추모가 아닌가 해서 '코리아 평화의 날'로 정하고 그 행사를 하려고 합니다.
우선은 시작은 한국전쟁의 격전지였던 또 국경선평화학교가 현재 자리잡고 있는 철원입니다. 전국에 있는 교회와 시민들 모두를 초대하고 평화의 노래를 같이 부르고 또 평화의 손잡기를 하고 하는 건데요.
사실 이런 행사를 하게 된 보다 역사적인 하나의 일이 있었는데 2019년 4월 27일이 2018년 4·27 판문점 회담 1주년 때였습니다. 그 1주년을 기념할 때 '남북이 평화롭게 하는 그 일은 정치 지도자 뿐 아니라 시민들도 참여해서 하는 일이다'하는 그런 정신을 갖고 모두 손을 잡고 평화의 노래를 부르는 'DMZ 시민 평화 손잡기 운동'을 했어요.
그 때 10만 명 이상 오셔서 고성에서 강화도까지 이렇게 손을 잡았던 그런 일이 있었는데 코로나 때문에 연속이 못 됐습니다. 안타까워하는 중에 우리가 이번 '코리아 피스의 날'을 계기로 다시 좀 부활시켜보자는 의미가 큽니다. 그리고 연례적으로 특별히 접경 마을로 옮겨가며 해보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주요한 행사는 한 3가지 정도로 하는데 조금 전에 말씀드렸듯이 평화의 노래를 부르고요, 두 번째는 종교인들이 오셔서 평화의 기도를 드리고 평화의 예배를 드립니다. 그리고 마지막 순간에는 모두가 함께 모여서 손에 손을 잡고 우리 시민들이 원하는 평화를 향한 고백문이라고 할까요?
그런 선언문을 이렇게 발표해서 국내에 있는 분들에게 뿐만 아니라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국 시민들은 전쟁이 아닌 평화를 원하고 남북이 하나 되는 그런 날을 원한다' 이런 거를 많이 알리려고 하는 그런 목적을 갖고 있죠.
◇ 최진성> 손에 손을 잡고 정말 현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을 것 같습니다. 6월 6일에 있는 본 행사 외에도 또 준비하고 있는 사전 행사들도 있다고요?
◆ 정지석> 그렇습니다. 저희들이 6월 6일에 한정하니까 하루에 다 할 수가 없고 그러는 고민을 하는 중에 6월 1일 토요일에요. 그때는 철원에서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철원 코리아 평화컵 유소년 축구대회'를 합니다.
유소년 축구 클럽들이 전국에 많이 있더라고요. 그들이 여기에 와서 같이 축구도 하고 게임도 하고 그러면서, 철원에 오면 자연스럽게 '우리나라가 남북이 이렇게 떨어져서 서로 반목하고 있구나', '우리가 평화로워야 되겠구나' 이런 거를 또 간접적으로 체험하도록 하려고 합니다. 스포츠와 평화는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죠.
또 민통선 안에 농사를 짓는 농토가 크게 있는데요. 철원에 농민들이 모여 북녘에 사람들에게 보내주는 쌀을 농사짓는 '통일벼 모내기' 행사를 합니다. 6월 1일날 합니다.
◇ 최진성> 6월하면 우리가 전통적으로는 어떤 순국 선열에 대한 추모의 마음만 갖고 있었다면요. 이제 평화를 염원하는 마음까지 더할 수 있는 행사라는 생각이 듭니다. 방송을 듣고 있는 분들에게 초대의 말씀 해주시죠.
◆ 정지석> 다음달 6월 6일 '코리아 평화의 날' 행사, 지금 시작은 철원에서 우리 남쪽 코리아에 있는 분들이 주로 모일 수 있는 그런 행사지만요. 사실 지금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코리안 공동체 분들도 독일 일본 미국 현지에 있는 분들이 오셔서 함께 하는 그런 모임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러분들 우리 자녀들과 함께 오시면 요즘 철원이 굉장히 관광지로도 참 잘 돼 있는데요. 맛있는 오대쌀도 있고 하니까요. 상당히 풍요로운 그런 행사가 되실 겁니다. 자녀들과 함께 같이 노래도 하고 같이 기도도 하고 예배도 드리고 그러면 우리 자녀들 마음속에 우리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 겁니다.
6월이 한국전쟁이 있었던 달이잖습니까. 또 6월 6일 희생자를 기념하는 그런 날에, 미래와 평화를 위한 축제 같은 문화 행사에 여러분들 손잡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환영하겠습니다.
◇ 최진성> 최진성의 위클리오늘, 오늘은 이 평화에 대한 가치를 10년 넘게 국경선평화학교에서 전해오고 있으신 정지석 교장과 함께 이야기 나눴습니다. 저희 마치면서 노래 한 곡을 들어보려고 하는데요. 직접 또 준비하셨죠?
◆ 정지석> 네, 해외 노래라서 어떤지 모르지만 우리가 잘 부르는 'Imagine'이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평화로운 세계를 상상해 보자'라는 메시지를 담은 존 레논이 부르는 이 노래를 듣고 싶습니다.
◇ 최진성> 이 곡, 위클리오늘 마지막으로 전해드리면서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교장과 인사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함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정지석> 감사합니다.